스리랑카는 다문화 국가이지만, 그 중심에는 불교 중심의 전통문화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. 특히 매년 4월 중순에 맞이하는 싱할라·타밀 신년(Sinhala and Tamil New Year)은 스리랑카 전역에서 가장 중요한 민속 명절이다. 이 명절은 단지 달력의 전환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, 천체 운동, 불교 전통, 농경주기, 가족문화가 총체적으로 결합된 독특한 문화행사로 여겨진다. 그리고 그 모든 의미는 단 하나의 음식, ‘키리밧(Kiribath)’이라는 간단한 밥 요리에 함축되어 있다. 키리밧은 신년 첫 식사로 반드시 차려지는 코코넛 밀크로 지은 쌀밥으로,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스리랑카인의 삶의 철학, 불교적 가치, 공동체 정신이 깃들어 있다. 본 글에서는 신년 명절의 음식으로서 키리밧이 지닌 ..